15장 문학 속의 성(性) 프린트   
손종국  Homepage Email [2018-05-14 00:54:28]  HIT : 1  

15장 문학 속의 성()

 

-인간 해방과 추락의 경계에서

 

추태화

 

 

1.대중문화와 문학 그리고 성

 

 

문학은 인간에 의해 창조되고, 인간에 관해 말하는, 인간의 언어예술이다. 문학은 언제나 인간과 관계해왔기 때문에, 때로 문학이 추상 세계를 표현한다손 치더라도 인간과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로서 문학은 곱 인간이라는 명제도 가능하게 된다. 더구나 문학의 사실주의(realism)를 지적한다면 거기서 어떤 예가 더 필요하겠는가?

문학은 다른 예술보다도 인간의 생생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왔다. 한 시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역사 실증자료가 도움이 되겠고, 마술이나 음악 같은 예술도 도움이 되겠지만, 문학도 빼놓을 수 없는 가치를 소유하고 있다. 문학은 등장인물, 스토리플롯, 시대와 공간의 배경, 안물 들 간의 관계, 구체적인 언어 등 작품이 존재하는 시대에 관해 여러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다. 따라서 문학은 한 시대의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정신사를 비추고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을 동해서 한시대의 대중문화를 점검 할 수 있는 근거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문학은시대를 담고 있는 문화의 용기(容器)인 것이다.

문학 속의 성이란 주제는 문학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아니 성문제는 문학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있어 왔으니 성이란 주제는 문학 이전이라고 해야 맞는 말일 것이다.

문학의 주제로서 성은 국문학이나 영문학 또는 다른 어느 나라의 문학사에도 등장하지 않는 곳이 없는 범세계적인 주제이다. 그것은 성이 문학이 목표로 하는 특정한 주제이기 이전에 무엇보다도 인간의 문제이기에 그렇다. 따라서 문학 속의 성이란 주제는 인식론적으로 성에 대한 인간의 관념이 어떻게 변화되어왔는가하는 질문으로 표현되어질 것이며, 이는 사회학적으로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 왔는가?” 하는 질문으로 구체화된다.

문학 속의 성은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 그가 살아왔던 역사, 그를 움직이는 사상과 문의 여러 관계 속에서 해명될 주제로서 성은 좋다, 나쁘다라는 흑백논리로 판정내릴 수 있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에서 성은 지배자의 논리에 종속 되어왔던 것을 부정 할 수 없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지배자들은 부와 권력으로 사회를 지배하면서 인간 존재의 한 부분으로서 자연스러운 인간성의 발현이 되기보다는 왜곡되어 나타났다.

특히 정치권력은 성을 통치의 한 도구로 지배해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 중세유럽 사회나 우

리나라 유교 사회가 강요했던 성관념은 정당한 성 이해를 떠나 지배 권력의 희생이었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전제 정치가 대중조작(manipulation)을 위해 만든 3S(screen, sport, sex)가운데 한 요소가 바로 조작된 성문화라는 것은 성이 시대와 사람에 따라 얼마나 왜곡되게 나타났는가 하는 것을 보여준다.

성은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기본적인 생의 욕망의 한 부분이다. 그것은 식욕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실존을 구성하고 있다. 성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문화 속에 나타난 성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 그러므로 성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렇게 일그러진 모습으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영향은 어떠한지 그리고 그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은 크리스천 문화 사역이 마땅히 해야 할일일 것이다.

 

 

2. 문학 속의 성과 역할

 

 

문학 속에 나타난 성이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 여기에서는 그 유형적인 것 몇 가지만 살펴보려고 한다. 문학이 성을 매개체로 하여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려 한 것을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이다. 성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일차적인 오브제로서 등장하기도 하지만, 작가의 사상이나 의도를 표출하도록 은유나 비유의 형태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 성이 문학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말이다. 이 경우 성은 예술적인 승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므로 성문학이 때로 고전(classic)에 속하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성이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절대적 요소라는 시각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희극오이디푸스왕은 성이 인간의 삶을 파국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비극의 요소가 된다는 예언을 담고 있다.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고,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는 신탁으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오이디푸스왕은 비극의 길을 걷는다. 근친상간(近親相姦)은 당시에도 금기사항에 속했다. 오이디푸스는 비통한 운명을 맞이하고는 자신의 눈을 찌르고 유랑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신들의 관계, 성풍속도는 성이 그 사회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받아들여졌는가를 것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이 성관습은 기독교가 유럽을 지배하게 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성이 터부 목록에 들게 된 것이다. 수도권 중심의 금욕, 절제라는 신앙 덕목이 내세워지면서 성은 중세를 지나기까지 가톨릭 교회 뒤에 완전히 숨겨져 있었다. 마녀사냥이라는 중세적 인간 파괴 행위의 배후에는 그릇된 성관념, 성차별 등이 내재되어 있었다. 성 자체를 죄악시하고, 성을 사탄의 도구로 보는 것, 일부여성을 마녀로 몰아 화형까지 몰고 간 것은 남성위주의 지배 세계가 가지고 있던 잘못된 성관념에서 기인했던 것이다.

르네상스 이후 성관념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성은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자연(nature)으로 순수한 생명력이라는 생각이 싹텄다. 계몽주의, 질풍노도, 낭만주의 시대를 지나면서 이 발견은 무게를 잃지 않았다. 성은 생명성의 상징으로 자리잡아갔다. 그런 면에서 18세기 괴테의 파우스트도 성을 진지하게 주제로 삼는다. 늙은 파우스트 박사가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악마의 도움으로 젊어지고 난 뒤 추구한 것이 바로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레첸은 당시의 엄한 계율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미혼모가 되었고 이로 인해 비극의 종말을 맞게 된다.

봄의 개안(Fruhliings Erwachen)이라는 작품은 19세기 말의 성의식을 반영해준다. 그 전 시대는 자연주의 시대로 도시공간과 기계문명에 의해 질식해가는 인간에 대한 자각이 문학의 주제였다. 이 작품은 인공적인 도시문명에서 벗어나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세기말(fin de siecle)에 변화하는 성인식을 대변해주고 있다. 사춘기를 지나는 한 소녀가 성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린 이 희곡은 한 편의 성장 드라마로서 인간의 성장은 교육이나 이념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 안에 내재해 있는 자연성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면 영국 작가 로렌스(D. H. Lawrence)가 전면에 나선다.

그는 어떤 작가보다 성을 표면에 내세웠다.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채털리 부인의 사랑은 당시 교계와 보수층의 지탄을 불러일으켰고 이로 인해 로렌스는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사랑이란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이 동시에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형상화한 로렌스는 격렬한 비판 속에서도 성을 통하여 인간의 인간됨을 발견하고, 그것을 사회문제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기도 하였다.

앞에서 살펴본 예는 문학 속의 성이 인간 속에 내재해 있는 자연을 발견하도록 하며, 나아가서는 인간의 내적인 성장을 위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사회인식의 변화와 사회계층의 변혁을 위하여 사용되기도 하였다는 사실을 증거한다. 그러나 문학 속의 성은 예민하고 민감한 분야여서 성문학은 늘상 대중들의 인기와 비판 사이에 존재해왔다.

 

 

3. 현대문학 속의 성표현과 그 실례들

 

 

문학 속의 성표현은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급진화하고 있다. 더욱이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이념에 가세하여 해체, 해방, 이탈 등의 가치를 내걸고 과격한 성표현도 불사하고 있다. 이로서 문학과 예술의 이름으로 표출되는 성은 전통과 보수에 대한 반역을 시도하는 무기가 되었다. 성은 한 시대의 문화를 형상화하고, 그 문화의 방향과 수준을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한 면에서 현대문학 속에 나타난 성은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영적 현실을 감지하게 된다. 현대 작가들의 의식 속에 움직이는 성관념을 이야기하려면 그들이 전제로 하고 있는 몇 가지 요소를 살펴 보아야한다. 첫 번째로 그들은 성이 억압되어 있다고 본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면서도 당당히 대화의 장으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성이 왜곡되어 있다고 본다. 보수적인 사회일수록 성담론을 회피하지만, 성문화는 그와는 반대로 다른 어느 문화요소 못지않게 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성의 바른 가치를 주기위해서는 성담론을 가부하고 있는 사회에 경고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성은 특별한 이즘이나 문화전략과 결합되어 아방가르드 형태를 띤다.

이제 몇 편의 작품들을 거론해보자. 먼저 손꼽을 수 있는 것은 페미니즘 문학이다. 한국문학으로는 국한에서 바라본다면 1990년대에 등장한 여성작가들의 작품들이 성담론의 경향을 짙게 띤다. 최영미의서른, 잔치는 끝났다, 신현림의세기말 블루스그리고 진수미의바기날 플라워가 이 부류에 속한다. 이들은 그동안 금기처럼 여겨왔던 노골적인 성표현을 작품에 그대로 노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은 예술적인 순수 충동에 힘입어 노출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페미니즘적인 전투성을 띠고 등장하기도 한다. 전투성이라면 문학도 성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기인한다. 즉 문학도 남성이 주도하는 예술로서 편향적이었다는 말이다. 감성, 문체 그리고 시각마저 남성적인 성향에 지배를 받고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흐름에 대한 반격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강직, 권력 지향, , 허세, 전쟁 등으로 상징되는 남성이라는 세계에 모성, 부드러움, 포용, 희생 등의 여성상징을 통하여 문화를 대립에서 융화, 화해시키려는 시도로 보기도 한다.

니힐리즘 계열의 문학도 성에 관심을 둔다. 허무주의라는 것은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시각을 고려한 개념이다. 예를 들면 마광수의즐거운 사라, 장정일의 내게 거짓말을 해봐등이 그런 장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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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16장 정보화 사회, 사이버 문화, 기독교 신앙
     21. 13장 기독교문화운동과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