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대중문화의 양대 해악 : 폭력성과 음란성 문제 프린트   
손종국  Homepage Email [2018-05-14 00:49:51]  HIT : 29  

7대중문화의 양대 해악 : 폭력성과 음란성 문제

 

정재후/이윤경

 

 

 

 

 

 

 

1. 대중문화의 활성화와 그 문제점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서구 사회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부각과 함께 본격적으로 대중문화가 활성화되었고 우리 나라는 1980년대 후반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이 대중문화에 수용되기 시작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여러 가지 의미와 운동방향을 가지고 있어서 한 마디로 기술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대중문화의 부각이란 점으로 논의를 좁혀보면 고상한 예술과 대중예술, 순수예술과 상업예술과의 구별을 없애는 일에 포스트모더니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중문화의 해악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에 걸리는 것은 󰡒그렇다면 대중문화는 나쁜 것인가?󰡓 혹은 󰡒대중문화는 반기독교적인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대중문화는(아니 순수한 예술문화도 마찬가지이지만)그 차체로서 좋다 나쁘다 가치 평가를 내릴 수 없다. 당연히 긍정적인 순기능과 부정적인 역기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글에서 다룰 내용은 대중문화의 역기능이다. 유감스럽게도 부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까닭은 현재 혹은 미래에 단순히 우려의 차원이 아닌 실제의 해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또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성폭력 범죄가 88224건에서 5년 뒤인 939430건으로 무려 427퍼 센트나 증가했다. 그 원인을 대검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특수 강 간죄에서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기존의 󰡐친고죄 규정󰡑이 삭 제된데다 향략적인 문화가 청소년 성범죄를 부추겼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세계일보>, 1994.5.21, 22)

 

시중에서 나도는 일본 만화들은 대부분 섹스, 특히 근친상간, 폭력, 잔혹성 등 우리 정서 에 맞지 않는 비윤리적인 내용들인데도 청소년들에게 무분별하게 수용되고 있다. 이 영향 으로 청소년들의 비행이 급증하고 있지만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중앙일보>,1994.6.22, 23)

 

고교는 물론이고 초등학교 주변마저 폭력이 날로 심해져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 여론조사에 의하면 중고교생의 36퍼센트가 등하교길에서 학생 폭력배에게 돈을 빼앗기고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학원폭력의 이러한 변모와 확산 현상은 각종 영상매체와 무분별한 폭력물 방영과 폭력을 휘두르는 만화 잡지 등이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한국일보>,1995.9.21, 3)

 

우리가 아는 대로 윤리의 필요에 따라 예술의 창조성과 표현을 제한하기도 한다. 그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뜻하지 않은 피해자들(불평등한 위치에 있는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기독교 윤리의 미덕은 왕(강자, 기득권, 성인)의 자유보다 오히려 고아, 과부, 나그네(약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 미성년자)의 평등권을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 또한 우리의 문화가 특정한 강자들의 쾌락과 수익을 위해 약자들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낭떠러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자 한다. 우리 문화에 대한 윤리적인 반성이 시급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시대의 약자들은 음란성과 폭력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런 취지에서 이 글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대중문화가 좀더 건전하고 아름답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f역기능들을 비판하고자 한다.

 

 

 

2. 폭력성 문제

 

1)유머로 미화된 폭력성

유머는 폭력의 심각성을 약화시킨다. 또한 검열과 비난을 무사통과할 수 있는 좋은 방편이가도 하다. 텔레비전의 코미디 프로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은 바보로 설정된 주인공을 때리고 넘어뜨리는 것이다. 이러한 장면들이 사람들을 웃기려는 소박한 형태의 유머를 동반한 폭력성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더욱 노골적이고 의도적인 전략이 숨어 있는 프로들이 공중매체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유머로 포장된 폭력은 안방극장인 텔레비전의 단골 메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 MBC 미니 시리즈 <복수혈전>은 각목으로 때리고 유리병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홍콩 영화를 능가할 수준의 폭력을 블랙코미디라는 포장으로 교묘히 위험 수위를 비껴나 간다.󰡓 (<중앙일보>, 1997.12.11 46)

이러한 프로의 해악은 폭력을 휘두르는 주인공들이 거부감 없는 인기 스타라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모방심리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폭력의 위험성이 심각하게 취급되지 않고 단순한 웃음거리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몇 년 전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모래시계>의 주인공 태수<최민수> 신드롬은 참으로 대단했다. 태수의 폭력을 멋으로 이해한 청소년들은 너도나도 장래의 희망을 󰡐깡패두목󰡑으로 수정하느라 바빴다고 한다.

이제 폭력 문제는 청소년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잘 아는 <톰과 제리>라는 만화를 떠올려봐도 어리숙한 톰은 제리의 잔꾀에 의해 엄청난 폭력을 당한다. 쇠망치로 머리를 맞으면 머리 위에서는 별이 빙빙 돌고 , 그 모습을 시청하는 아이들은 깔깔대고 웃는다. 어떤 때는 절벽에서 떨어져도 땅에 몸의 자국만 선명하게 남긴 채 다시 일어나서 수모를 당하고, 심지어 폭탄을 맞아도 톰의 저주받은 불사의 몸에선 까만 연기만 올라올 뿐이다. 하종원은 그의 역서(譯書) <만화와 커뮤니케이션>(이론과실천,1987)에서 그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많은 만화영화에서 폭력은 유머의 원천이다. 디즈니의 작품을 살펴보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공포와 연민을 자아낼 매우 󰡐잔인하고 가학적인󰡑 사건이 도리어 웃음을 야기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만화 인물에 의한 폭력행위의 목격은(독자에게 푝력의 결과에 대한)불안을 조장하지 않으므로 도리어 모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2)낭만과 동정으로 미화된 폭력성

우리나라의 대중매체에서 깡패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바로 홍콩영화 <영웅본색>의 영향일 것이다. 그 영화 속의 주윤발은 특우의 미소에다 훤칠한 키로 수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영웅본색> 이전의 현대판 홍콩 액션 영화(대표적인 것이 성룡의 <폴리스스토리>시리즈이다)에는 항상 주인공의 제물인 󰡐나쁜 놈󰡑이 나온다. 󰡐나쁜 놈󰡑 은 주로 마약 밀매를 하는 갱들이었고 주인공은 경찰이었다.

<영웅본색>의 주윤발은 경찰이 아니고 갱이다. 그러나 그는 카메라 앵글이 만들어낸 이미지에 의해서 차별화된다. 주윤발이 쏘아대는 쌍권총에서는 쉴새없이 실탄이 난사되고 이른바 나쁜 놈들의 몸에서는 피가 튄다. 좀더 강한 자극을 위해서(고전적인 서부 영화처럼 멀리서 총을 쏘아대는 것이 아니라)근접한 거리에서(카메라는 클로즈업을 한다)총을 쏘고 맞는다. 수없이 많은 총알 세례를 받은 나쁜 놈들의 몸은 고깃덩어리처럼 취급되고 잘생긴 귀공자 타입의 주인공의 부상이나 죽음은 낭만과 동정을 불러일으켜 발을 동동 구르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극장 여기저기서 너무 멋있다며 눈시울을 적시는 관객들의 탄성도 들린다. 나쁜 놈들은 저렇게 죽어도 괜찮다는 초헌법적인 묵인들이 만장일치로 통과하는 순간이다.

 

3)이데올로기를 반영하는 폭력성

특히 일본의 만화는 사무라이 정신을 반영한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 예를 들면, 초대형 베스트셀러<그레곤 볼>의 등장인물들은 기상천외한 능력을 지닌 가공할 무사들이다. 지구의 강자들끼리 무력 대결이 끝난 다음에는 외계의 별에서 무사(사무라이)가 쳐들어오는 설정을 하여 스토리를 유지시킨다.

문제는 점점 강력한 힘을 가진 자가 출현을 한다는 것이다. 어떤 무사는 혼자 지구를 멸망시킬 만큼 가공할 힘을 가졌다. 그의 사명은 󰡐별 사냥󰡑 이다. 생명체가 살 만한 별을 골라서 그곳의 생명체들을 전부 없애버리고 다른 외계인들에게 그 별을 파는 것이다. 지구에서 그런 침입자를 물리치는 것 역시 신무술을 터득한 주인공으로 더욱 강한 무사인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힘에 대한 우상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흥분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 만화를 읽는 독자들이 󰡒이제 더 이상 강한 놈은 없을 것이다!󰡓 하고 있을 때 악마적인 힘을 지닌 가공할 침입자가 또다시 등장한다. 독자들은 강자를 동경하며 동시에 자신의 약함에 열등감을 느끼며 더욱 강해져야겠다는 욕망을 갖게 된다.

문제는 그런 욕망이 진실로 자아를 건전하고 강하게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종종 폭력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을때 나는 영웅이 된다. 고통과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내 눈치만 살피고 있을 때 나는 신이 된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심리가 학원 폭력 써클을 만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약자의 생명, 또한 악인으로 묘사되는 생명들을 너무도 쉽게, 연민을 유발할 사이도 없이 , 아니 통쾌하게 죽어간다. 또 하나의 밀리언셀러 <북두의 권>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수도 없시 자주 나온다.

󰡒북두잔회권!이 손가락을 떼면 너는 3초 후에 죽는다.󰡓

생명이 너무도 쉽게 여겨진다. 독자들은 악인들이 빨리 죽어서 자신의 스트레스가 풀리기를 원한다. 대중들의 그런 심리를 놓치지 않고 대중문화산업은 폭력을 상품화한다.

 

4)폭력으로보터 생명의 보전

폭력이 왜 심각한 문제인가? 그것은 생명을 위협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음란한 범죄보다 폭력적인 범죄가 더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들의 생각은 낯뜨거운 정사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절대로 검열을 통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이 쉴새없이 나오는 영화들은 괜찮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름   비밀번호
 
비밀글
     18. 9장 청소년 문제와 청소년문화
     16. 5장 정보․문화시대의 문화소비자운동